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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김려령 소설/ 기술자들

by 스윗쏘 2024. 12.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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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2월 20일.]

날 위한 선물 주는 날.

점심을 서둘러 먹고 서점으로 향했다.

신간 도서가 놓인 곳부터 둘러본다.

'완득이'로 유명한 김려령 소설집이 눈에 들어왔다.

 

망설임 없이 두손에 들어보았다.

주말 늦은 아침을 먹고 커피 한잔과 함께 펼쳐보았다. 기대하는 마음과 함께.

요즘 책 고르는 센스가 넘치는건가. 술술술 읽히고 몰입도가 높아진다. 

창비/ 김려령/ 기술자들/ 2024.12.20일

7개의 이야기가 실린 책.

첫 장은 기술자들. 봉고에서 생활하는 최와 조의 이야기.

상황은 서글프나 활기찬 느낌이 전해졌다. 

 

두 번째 이야기는 상자에 담긴 배냇저고리 이야기. 

그로 인해 이별을 겪고 그걸 이해할 수 없었지만 옛날의 나를 떠나보내는 이야기.

딸랑이를 분리수거 하지 못했음을 기억했지만 그냥..발걸음을 옮기던 말미가 인상깊었다.

 

세 번째 이야기는 '황금꽃다발' 

우리 전 세대에 있었을 법한 이야기라 느끼며 단숨에 읽었다. 시골집에서 작은 아들과 사는 노모를 추억이 담긴 메세지로 방송에 나와 얘기하는 장남. 그런 장남을 한없이 믿고 신뢰하는 작은 아들에 대한 측은함. 노모의 말한마디 한마디가 나와 같은 마음이라 눈시울 붉히며 읽었다.

 

네 번째 이야기는 '뼛조각'

정규직 전환을 앞두고 어리광 처럼 유전적으로 가지고 태어난 뼛조각을 핑계삼아 수술을 하고 병캉스를 경험하며 아버지에 대한 마음과 가볍게 여겼던 병원에서의 생활에 대한 생각,마음을 글로 전달해준 이야기. 역시나 잼나다. 김려령 작가님 글을 정말 맛나게 쓰셔요. 존경스러운 글솜씨.

 

다섯 번째 이야기는 '세입자'

k장녀로 살며 결국 보증금을 모조리 빼앗기고(?) 홀로 이 세상이 존재 하지 않는 사람으로 살고자 결론 내리는 이야기. 엄마의 말속에서 속이 끓었고, 어쩜..어쩜 소리를 내며 읽었다. 힝~ 주인공에게 힘내라고 응원해주고 싶었다. 쉰내나는 미역국을 삼키던 그 맘에 위로를 전하고 싶었다.

 

여섯 번째 이야기 '오해의 숲'

학창시절 부터 따라온 폭탄. 그 폭탄이 나였다고 단정짓고 자신감과 자존감이 한껏 낮아진채 고립되는 삶을 선택할 기로에서 내가 폭탄이 아니었음을 알면서 눈물로 기쁨을 표현하던 순간. 살다보면 내 생각이 틀렸음에도 맞다고 단정짓고 결론을 스스로 내리는 때가 있다. 그럴때 어떤 위로도 어떤 목소리도 전해지지 않는데 이 글을 읽으며 생각과 마음을 열고 바라보는 시선을 챙겨보자는 다짐을 해보았다.

 

마지막. '청소'

만 49세 되는 엄마 이야기.

나도 곧 그 나이가 될 거라 남 일 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대청소를 하며 묵은 짐을 덜어내며 묵은 생각과 세월을 덜어내는 엄마의 모습. 나도 가끔은 청소를 하며 내 심난스러운 마음을 덜어내고 깨끗하게 정돈 된 모습을 보며 한숨을 쉬며 새로운 마음을 다잡았던 기억이 있다. 대청소 후 나홀로 미역국을 끓여 먹고 훌훌 떠나는 모습에서 나도 함께 홀가분함을 느꼈다. 주인공이 최고의 생일을. 최고의 홀가분함을 느끼길 바라는 마음이 들었다. 

 

연말, 올해도 얼마남지 않았다. 회사에서 집에서 바쁘지만 짬을 내어 올해를 마무리 할 책을 열심히 골라본다. 

책으로 인해 나의 삶이 나의 생활이 단정해짐은 물론이고, 가득하게 채워지는 마음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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